QCY T17 리뷰, QCY 무선 블루투스 이어폰 사용기, 알리 직구 이어폰
지난번 알리 익스프레스의 블랙 프라이데이 할인 이벤트 때 QCY T17 이어폰을 구매했습니다. 며칠간 사용해 보았는데 아주 뛰어나다곤 못해도 그럭저럭 무난하게 쓸만한 저가 무선 이어폰이더군요. 소개 겸 리뷰를 남겨 볼까 합니다!
1. 외형
QCY에서 출시한 이어폰이 제법 다양한데요. 그중에서도 이 T17은 나름 깔끔하고 예쁘게 잘 빠진 모델이 아닌가 합니다. 케이스는 가로 6.5cm 정도 되는 사이즈로 손 안에 쏙 들어오는 정도의 크기인데요. T17은 무게가 무척 가벼워서 그 점이 마음에 들더라고요. 물론 이건 이것대로 잃어버려도 잘 모른다는 문제점이 있기는 합니다만... 어차피 무선 전자기기는 경량화가 관건이니 나쁘지 않은 것 같습니다.
케이스는 사진처럼 뚜껑을 위아래로 열었다 닫았다 하게 되어 있는 구조입니다. 충전 케이블은 범용성이 좋은 C타입을 채용했네요. 이어폰을 케이스에서 꺼내면 자동으로 전원이 켜지고 집어넣으면 알아서 연결이 중단됩니다. 이어폰의 모양은 콩나물 꼬리(?) 없이 평범하게 동그랗습니다. 머리 부분의 살짝 튀어나온 고무가 귓바퀴에 잘 고정되도록 돕는 목적인 것 같습니다. 저는 무난하게 잘 쓰고 있습니다만 귀가 아주 작으신 분들은 착용감이 조금 불편할지도 모르겠어요. 꽉 맞아서 약간 압박감이 느껴집니다.
2. 음질
일단 후기를 남기고 있는 저는 귀가 그다지 까다롭지 않은 편이라(...) 음질의 미세한 차이까지는 알지 못하는 편입니다. 애초에 이런 저가의 무선 이어폰으로 끝내주는 음질을 경험할 수 있을 거라는 기대도 하지 않았고요. 그러니 음질에 대한 평은 평범하게 출퇴근 시간에 좋아하는 노래 듣는 용도로 쓸만한가, 정도의 척도로만 봐주시면 될 듯합니다.
우선 버즈나 에어팟 같은 유명 브랜드 출신의 모델들보다는 당연히 못한 음질일 겁니다. 그래도 이 가격 치고는 뭐 제법 나쁘지 않은데? 싶습니다. 제법 저음을 강조하려고 노력한 듯한 것이, 음악에 깔린 베이스나 타악기의 둥둥둥 소리를 제대로 표현은 해주네요. 그러나 같은 볼륨 설정 대비 다른 이어폰보다 작은 소리가 나는 것으로 보아 전체적으로 음량이 조금 작은 편인 것 같습니다. 소리가 지저분하지 않은 것은 좋지만 동시에 선명하지도 않습니다.(...) 저음을 살리려다가 희생된 걸까요? 중간이 풍부하지 못해서 어딘가 붕 뜬 것 같은 소리가 납니다.
저음 표현을 죽이지 않으려고 애쓴 점만큼은 좋은 무난 of 무난 음질이라고 하겠어요. 하지만 다채로운 음역대의 파워풀한 음악을 즐겨 들으시는 분들은 베이스만 유독 또렷하게 울리는, 어딘가 공허한 음악을 듣게 되실 것 같습니다. 공간감의 표현도 그리 좋지 않은 것 같고요. 장점이라고 한다면 귓구멍에 딱 맞는 모양이라 외부 소리가 잘 차단된다는 것 정도일까요. 하지만 그만큼 귀에 꽉 끼는 느낌이 드니 마냥 좋은 점이라고 하기도 어렵네요.
지금 에스파의 세비지를 들어 보고 있는데 게이밍 헤드셋으로 들을 때는 눈앞에 강림한 것처럼 느껴지던 에스파가 T17로 들으니 횡단보도 건너편에서 저와 통화하고 있는 것처럼 느껴집니다. 어 윈터야 요즘 잘 지내? 이렇게 표현하면 감이 오실지 모르겠습니다. 음질에 예민하시다면 더 고가의 제품으로 갑시다. 하지만 난 소리만 잘 나오고 대충 찢어지는 소리 같은 것만 없으면 돼. 하시는 분들에게는 크게 문제가 되지 않을 음질입니다.
통화 음질은... 그냥 그렇습니다. 개인적으로 QCY사의 제품을 구매할 때 이것으로 통화할 생각은 조금도 하지 않고 구매하는 편입니다. 예전에 나온 모델들보다는 확실히 나아졌습니다만, 조금 답답한 소리가 납니다.
3. 연결
저는 최초의 페어링부터 사용할 때마다의 연결 모두 무난하게 잘 되고 있습니다. 이전의 QCY 다른 모델을 사용할 땐 꼭 한 번씩 연결을 튕겨내는 문제가 있어서 불편했는데 그런 게 없어서 좋네요. 하지만... 아무래도 무선 이어폰으로서 이건 당연하지 않습니까? 장점이라고 하기엔 애매하군요. 만일 이 모델을 구매하셨는데 페어링에 문제가 있다면 보통은 불량이 아닐까 합니다. 무선 이어폰들은 흔히 말하는 뽑기 운에 따라서 제대로 작동하는지 여부가 무척 갈리기도 하니까요.
판매사가 스펙에 써둔 것처럼 방 밖으로 거실까지 10m 걸어 나가도 그 정도까지는 연결이 유지됩니다. 하지만 간섭이 많은 환경에서의 연결에 대해서는 실험을 해 보지 못해서, 붐비는 지하철 같은 곳에서 문제가 없을지 장담해 드릴 수는 없겠어요. 스펙상으로는 블루투스 5.1이 적용된 모델이라고 합니다. 이보다 하위 모델을 사용할 때도 그런 환경에서 문제를 겪은 적은 없었기에 상위 모델이라면 더 낫지 않을까... 예상만 해봅니다.
4. 총평
저는 세일한다기에 알리에서 17,000원 대에 구매했는데... 국내에서도 크게 가격 차이가 나지 않네요. 속은 기분이에요.(...) 알리에서 구매해도 무료배송에 약 5일 만에 오기는 했지만... 해외 배송비가 더 붙지 않고 가격이 비슷하다면 국내 쇼핑몰에서 구매하셔도 상관없을 것 같습니다. 내구성은 오래 써 봐야 알겠으나, 일단 당장은 가격 대비 무난한 성능이라 만족합니다. 재생 시간이 7.5시간이라고 하던데 케이스의 배터리 용량까지 감안하면 실제로 비슷한 시간 작동하는 것 같습니다. 이 부분은 이어폰으로 무엇을 하시느냐에 따라 달라지겠지요.
그냥저냥 2만원 근처에 평범한 소리를 내주는 평범한 디자인의 가벼운 이어폰이 갖고 싶어! 하시는 분들에게 추천할 만한 제품입니다. 강조하고 싶은 장점은 가벼운 무게와 심플한 생김새입니다. 그리고 나름 터치 조작 기능까지 지원하는 커널형 이어폰이기도 하고요. 무선 이어폰에게 기대하는 바는 대강 다 갖춰져 있다는 것이죠.
하지만 본격적인 음악 감상을 즐기시거나 생생한 음향 표현이 중요한 영상 콘텐츠를 자주 보시는 분들, 혹은 게임을 하시는 분들, 높은 수준의 음질을 기대하시는 분들께는 비추합니다. 그리고 저음의 둥둥둥둥 소리가 강조되는 음향 장비를 선호하지 않는 분들도 계실 텐데, 그런 소리에 어지러움이나 거부감을 느끼시는 분들에게는 쥐약이 될 것 같습니다. 음역대를 전반적으로 풍부하게 살린 모델과는 거리가 멉니다. 반대로 저음 강조를 중요시하는 분들에게는 이것이 이점이 되겠죠!
주절주절 리뷰를 써 보았는데요. QCY T17의 구매를 고려하고 계신 분들에게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기를 바랍니다. 어째 많이 까버린 것 같지만(...) 저가 이어폰 치고는 준수하다고 생각해요. 실제로 저도 잘 쓰고 있고요! 무난템, 서브용으로도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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