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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대학 입시 논술 시험 대비, 대입 논술 준비 썰

연파람 2021. 11. 19.

대학 입시 논술 시험 대비, 대입 논술 어떻게 준비할까?

 

 

수험생 여러분들!

수능 치르시느라 정말 고생하셨습니다. 그렇게 큰 산을 겨우 넘었건만 수시 정시 면접이나 실기 시험 등 다음 고비가 남아 계시는 분들도 제법 많으실 줄로 아는데요.

 

성년이시거나 성년이 되신다면 적당한 음주로 위로를...

 

저도 몇 년 전...에는 수험생으로서 논술 시험을 준비하던 시절이 있었죠.

수시 6장을 전부 논술에 쓴 그 숱한 6논술 용사 중 하나가 저였어요.

다른 길이 없었...

 

그래도 50%의 합격률을 내서 여차저차 대학을 다니게 됐었네요. 여러 해가 갔으니 시험도 변했을 거고 시의성과 영양가가 있진 않겠지만 대비 방식이나 준비하는 마인드는 크게 다르지 않을 듯해서요.

 

제가 어떻게 논술 시험을 준비했었는지 개인적 경험을 이야기를 해보고자 합니다.

물론 절대적인 법칙들도 아니고 대단하고 독특한 얘기들도 아니지만

불안해서 괜히 검색하고 계신 분들 심심풀이로 읽어 보시면 좋을지도...

아무튼 제가 논술 친 썰 풉니다.

 

대입 논술 시험이란 뭐냐 물으신다면 일단 지원한 대학에 시간 맞춰 가서 수능날처럼 많은 자리 중 내 자리에 앉아요.

대학에서 특정 주제를 가지고 만든 비문학 지문 같은 제시문을 줍니다. 한두 개일 때도 몇 개 더 있을 때도 있습니다.

 

팔 아픈 시험... (Image by Nile from Pixabay)

 

그걸 읽고 정해진 글자 수에 맞춰서 주제 중심으로 요약하라면 요약하고, 개념을 설명하거나... 내용을 토대로 주장하는 글을 쓰거나... 하여간 시키는 대로 논술형의 답안을 시간 내로 작성하면 되는 시험입니다. 문제 수나 유형은 학교마다, 해마다, 같은 학교여도 시간대나 과마다 차이가 났던 걸로 기억하네요. 이런 방식인지라 아무래도 글을 빨리 읽고 잘 쓰는 사람이 유리하겠죠. 보통은 이걸 대비하기 위한 학원을 다니거나 과외를 받거나... 교내에서 특별 수업이 이루어진다면 그것에 참여하면서 대비하는 걸로 알아요.

 

근데 의외로! 글을 아름답고 번지르르하게 잘 쓰느냐 그런 것은 이 시험을 크게 좌우하지 않습니다. (영향이 없지는 않겠지만) 논술은 글의 구성, 논리성, 주요 키워드 포함 여부가 더 중요한 판단 기준인 것 같았어요. 그래서 글과는 인연이 없던 사람도 시험 패턴을 잘 파악하고 열심히 수련하면 합격이 불가능한 게 아닙니다. 다만... 경쟁률이 높은 편이라서 너도 나도 다 붙기 힘들 뿐이죠.

 

시험 봤을 때 체감 지원자 수 (Image by Brian Merrill from Pixabay)

 

저는 수능까지 반년도 남지 않은 시점에서 논술 시험 준비를 결정했는데요. 제가 수시 원서를 다 논술로 쓰겠다고 하자 담임 선생님께서는... 힘들다고 단언하셨어요. 확률상 맞기는 해요... 당연하죠... 근데 제 내신이... 모의고사가... 뭐 방법이 있겠어요? 이제부턴 정말 논술뿐이야.

 

대입 논술의 논도 모르던 저는 학원을 다니게 됐는데요. 처음 기출문제를 풀어 봤을 때 상상했던 것과 다르게 이 시험... 형식이 대강 보이는구나... 그런 생각이 들었어요. 마치 실전 영어 회화에는 약한 사람도 단어와 풀이 요령을 잘 익히면 토익 고득점이 가능한 것처럼 말이죠.

 

만일 제시문이 2~3개가 나온다면, 보통 그 제시문 사이에는 접점이 있습니다. 이를 테면 같은 대상을 가지고서 다른 주장을 펼치곤 해요. (이상하지만) 예를 들어 보겠습니다. 전부 제가 쓴 아무 말인 데다가 실제 사회적 현상이나 애니메이션의 내용과는 다르거나 무관하거나 정확하지 않습니다.


▼제시문 1

짱구는 떡잎 마을에서 말썽쟁이로 유명하다. 어제의 일만 해도 유치원에서 계속 회자되고 있다. 짱구는 어제 액션가면을 본방 사수하느라 흰둥이의 산책을 잊었으며, 짱아가 채널을 바꾸려 하자 짱아가 숨겨둔 엄마의 목걸이를 다른 곳으로 옮겼다가 짱아를 울렸다. 액션가면이 끝난 뒤에는 공터 근처에서 종잡을 수 없는 춤을 춰 지나가던 어르신들에게 큰 웃음을 주었다. 장을 보고 돌아가던 짱구 엄마는 그 모습을 발견하고 황급히 짱구를 집으로 데리고 귀가했다. 그리고 짱구에게 자기 자신의 평판을 낮출 수 있는 행동은 자제하라고 꾸짖었다.

 

▼제시문 2

창의적 인재란 어떤 사람인가? 그건 독특한 글을 쓰는 사람일 수도, 개성 있는 그림을 그리는 사람일 수도, 기발한 아이디어를 내놓는 사람일 수도 있다. 다양한 케이스가 있지만 그들에게도 공통점이 나타나는데 그것은 사고나 행동의 자유로움에 있다. 틀에 가둬지지 않은 발상은 선구적인 무언가를 창조하는 힘이 된다. 반면 인간이 자라는 동안 정석적인 삶의 방식을 강요하는 사회의 분위기는 그가 가진 잠재적 가능성을 제한한다.

 

▼제시문 3

성장기 인간의 내집단 문화는 자아 형성에 큰 영향을 미친다. 성장기에는 내집단 문화를 더욱 쉽게 모방 혹은 거기에 동화하는 경향이 있으며 이러한 경향은 사회화 결과를 크게 좌우한다. 따라서 양육자는 스스로 자신의 행동에 주의하게 될 뿐만 아니라 피양육자가 어울리는 다른 내집단의 구성원에 대해서도 신경 쓸 수밖에 없다. 예를 들어 짱구와 같은 유치원에 다닌 짱구의 친구 A는 가장 존경하는 사람으로 액션가면을 꼽거나, 부리부리 마왕을 두려워할 수 있다. 혹은 자신이 무언가 실수했을 때 주먹 돌리기를 당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크게 긴장하거나, 나미리 선생님 곤란하게 만들기를 즐거워할 수도 있다. 그렇기 때문에 A의 양육자는 짱구를 못 말린다고 판단하고 초코비를 사주며 엉덩이 댄스를 멈춰달란 부탁을 하게 되는 것이다.


각 제시문을 대강 읽어 보시면, 제시문들이 공통적으로 다루는 부분이 뭔지 어렴풋이 느껴지실 거예요. 그게 곧바로 명확한 문장으로 만들어지지 않아도 1의 내용을 보고 2와 3의 필자가 짱구에 대해 서로 다른 평가를 하겠구먼~하고 대략적으로다가 삘이 오지요?

 

장난 천재 짱구

 

논술 시험은 그걸 구체화하라고 합니다. 제시문 2와 3을 요약해라. 제시문 2의 필자라면 제시문 1을 읽고 짱구와 짱구 엄마의 행동을 어떻게 평가하겠는가? 제시문 1~3을 참고하여 짱구에 대한 자신의 견해를 쓰시오. 이런 식으로요. 요즘도 그러나요?

그것까지는 모르겠습니다만...  아무튼 저는 이런 식의 시험을 봤어요.

 

중요한 건 빨리 읽는 것도 읽는 거지만, 읽으면서 제시문의 핵심 문장과 키워드를 찾는 거예요. 그게 금방 되면 요약도 후딱 해낼 수 있습니다. 주장하는 글이라면 갑은 ~라고 주장한다. 1, 2, 3하기 때문이다. 개념 설명문이면 제시문은 어쩌고를 설명하고 있다. 어쩌고의 특징은 저쩌고다. 사례나 문학 작품이 나올 때도 있는데, 거기에도 사례가 주는 교훈이나... 작가의 의도 따위를 핵심으로 삼을 수 있겠네요.

 

제시문의 핵심 간에는 분명 연결점이 있고, 제시문과 문제를 보면 그걸 파악하는 건 크게 어렵지 않을 거예요. 요약 문항 이후의 것을 푸실 때는 보통 분량도 길어지기 때문에 저는 먼저 가볍게 틀을 잡았습니다.

 

서론-본론-결론 구조를 생각하며 각 부분에 대강 어떤 내용을 풀어갈 것인지 글자 수를 감안해 간단한 청사진을 그렸죠. 저는 웬만하면 무조건 두괄식 서술을 하는 방향으로 연습했던 기억이 나요. 그래서 늘 서론에 중심 문장을 썼었죠! 본론에는 왜냐하면~ 하고 근거 전개를 하고, 결론에서는 위와 같은 근거에 따르면 가나다라 하다. 그러므로 마바사아다. 라고 서론의 주장을 정리, 강조하며 마무리했어요.

 

근거는 주로 3가지 정도를 적었으며, 제시문에서 나온 것을 기본으로 하되 문제에서 저만의 의견을 요구했거나 준비된 제시문이 너무 짧다면 저의 배경지식이 들어간 근거를 추가로 넣어 분량을 채우는 식이었네요. 그래서 잘 모르는 분야가 문제로 나오면 다소 곤란한 상황이 펼쳐지기도 했어요.

 

아무 답도 못 하고 망치겠어... (Image by Steve Buissinne from Pixabay)

 

이것을... 기출문제를 풀며 계속 반복합니다. 언제까지 반복하냐면... 시험이 다 끝날 때까지. 글 쓰고 읽는 걸 즐기는 사람에게는

그나마 좀 나을지도 모르겠으나... 아닌 사람에겐 고역인 과정이지요. 불안하고 피곤하고 질리는데 장문의 글 쓰느라 머리는 굴려야겠고, 입시 다 끝난 친구들은 신나게 놀고, 학원 다닌다면 학원비, 교통비, 식비로 돈 깨지지, 수능 점수가 불만족스럽다면 맨날 생각나지, 기출문제 제대로 못 푼 날엔 자괴감 들지, 나보다 잘하는 친구 보면 기죽지, 얼마나 힘든 시간인가요!

 

하지만 여러분, 쫄지 마세요. 누구나 하나는 붙어서 갈 수 있다는 그런 근거 없는 위로는 하지 않습니다. 그냥 쫄아 있는 게 도움이 안 되니까 쫄지 말라고 말씀드리는 겁니다!

 

만고의 진리 (Image by Robin Higgins from Pixabay)

 

긴장을 심하게 하면 머리가 하얘져서 시험장 가면 읽는 속도도 쓰는 속도도 느려지고 크게 곤란해집니다. 만에 하나 붙지 못한 미래를 지금 마구 걱정해도 그다지 바꿀 수 있는 건 없습니다. (ㅠㅠ)

 

뭐든 중용을 지키는 것이 좋다고 적당한 긴장은 도움이 됩니다. 시험장에서 실제로 너무 긴장이 풀리고 히터의 따스한 온기와 긴 글 어택에(...) 나른해진 나머지 졸다가 나오시는 분도 계세요. 그러니까 전날에 푹 주무시고, 맑은 정신으로 가시기를 권해요. 논술은 어차피 벼락치기한다고 다음날 기적이 벌어지는 그런 시험은 아니다 보니... 차라리 뭔갈 읽으시려면 신문을 가볍게 읽으시는 게 낫습니다. 종종 사회적 이슈가 문제로 나오곤 하니까요. 물론 문제는 미리 출제하니까 오늘 튀어나온 따끈따끈한 주제보다는 조금 된 이슈의 주요 개념이나 사건 흐름을 알아두는 정도는... 얻어걸리면 도움이 되겠네요. 얻어걸리면! 말이죠...

 

아는 것만 나오면 얼마나 좋겠어요! (Image by PublicDomainPictures from Pixabay)

 

외투는 두 겹 정도로 춥거나 더운 상황에 용이하게, 시험 전 먹을 달다구리 챙기기, 화장실에 휴지 없을 수 있으니 휴지 챙기기,

비는 안 오는지 날씨 확인하기, 그리고... 잘 나오는 볼펜과 여분 볼펜, 연필 샤프 샤프심, 허용해줄지도 모르니 수정테이프 등을 챙기세요.

 

이건 학교마다 달랐던가... 기억이 잘 나지 않네요. 부정행위 방지를 위해 연필과 샤프나, 수정 테이프를 금지하곤 했던 것 같은데

아마 지원 과정이나 시험장에서 안내해줄 테니 기본적으로 그걸 원칙으로 따르시고 필통에는 전부 다 넣고 다니세요. 유비무환이니까요! 볼펜은 꼭 두 개 이상은 챙기시기를 권하는 게, 길게 쓰다 보니 종종 중간에 잉크가 다 되는 대참사가 벌어지기도 한답니다...

 

그리고 평소 기화펜 쓰시면 그건 두고 가시는 편이 혹시 모르니 좋지 않을까... 싶어요. 무심코 그걸로 답안 썼다가 큰일 나지 않겠어요?! 내 어깨 위엔 날개도 없는데 내가 쓴 답안은 자옥이처럼 날아가 버리면 아무래도 곤란하잖아요?! 휴대폰 전원으로 인한 부정행위 처리도 늘 조심하시고요. 무선 이어폰, mp3, 전자사전 등등도!

 

조급해하지 않으면, 연습이 충분했으면 시험시간 부족할 일은 거의 없습니다. (문제가 괴랄한 경우는 우리가 어쩔 수 없어요.) 논술에게 쫄지 마! 대범해야 이겨! 뭐라고 써야 할지 모르겠나요? 그럼 본인이 AI 요약봇이 됐다고 생각하고 인공지능이라면 어떻게 답했을까 그런 마인드로 뭐라도 쓰세요. 텅텅 비우는 것보다는 낫겠지... 내가 심각하게 말아먹는 시험은 보통 남들도 같이 말아줍니다. 걱정 노노

 

보통의 정신으로는 이길 수 없는 문제가 있을 수도 있죠.

 

시험이 다 망하고 떨어지면... 대학을 못 가더라도 뭐... 뭔가를 해서라도 먹고는 살겠지. 저는 이런 마인드로 시험을 치면서 최대한 무념무상으로 들어가고 나왔던 것 같아요.

 

매 시험마다 고등학교보다 훨씬 큰 캠퍼스에 해가 지기 시작하는 시간에도 북적북적 셀 수 없을 정도로 많은 인원이 나와 같은 전형의 시험을 보고 있구나, 그런 생각을 하니 기분이 이상하더라고요.

 

이렇게 많은 사람이 여기에 매달릴 일인가... 붙어도 못 붙어도 요행은 아니겠구나. 이 많은 사람 중에서도 누군가는 기어코 붙고

열심히 준비했을 텐데 그렇게 많은 사람이 떨어지니, 얼마든지 나도 전자가 될 수도 후자가 될 수도 있는 거구나. 앞으로도 내 삶의 많은 일이 이런 식으로 흘러가겠지... 라는 생각도 했죠.

 

마지막 시험을 치르고 나서는 남들 후기 궁금하지도 않고 아싸 집에 가서 밀린 게임 해야지 이 생각만 했던 거 같아요 ㅋㅋㅋ 전 솔직히 제가 못 붙을 줄 알고 아무 생각이 없었거든요...(...) 그래도 어딘가는 붙고... 추합도 하고... 그랬습니다. 제일 가고 싶었던 곳은 광탈했지만(ㅋ) 그래도 어디 한 곳 골라서 간 게 어딘가요. 저의 상황상 1년 더는 정말 무리였기에...

 

아무튼 여러분... 침착한 태도만큼 중요한 건 없는 것 같아요. 겁먹으면 놓치는 게 많아지니까 시험장에서 내가 짱이다 다 이겨주겠어 시험 시간 동안만이라도 그리 생각하세요.

 

나도 너도 최고야! (Image by Mireia Pascual Molla from Pixabay)

 

실제로 님들은 왕짱최고입니다. 남들도 어딘가의 최고일 거고 각자가 최고인 세계에서 자신만의 미래로 가는 것이죠! 논술이 뭐라고 대학이 뭐라고 여러분을 참 많이 힘들게 하지만, 어쨌든 결과와 무관하게 님 인생에서는 님이 최고이고 인생에 정답은 없다는 거!

 

그런 맘으로 쿨하게 교수님 맘에 드는 깔쌈한 답안 적고 오시길 응원할게요.

...문제에는 보통 기대하는 답이 있을 테니까요... sor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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